포스트 코로나19 게이밍 (Post COVID-19 gaming)

Sungkuk Park
5 min readOct 31, 2020
Photo by Edward Jenner from Pexels
Photo by Edward Jenner from Pexels

독일 정부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11월 2월부터 30일까지 학교 등의 일부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업장을 폐쇄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크고 작은 오프라인 비지니스가 지게 될 부담은 연말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 보유액이 적은 영업장의 경우 이러한 사태의 연장은 치명적일 수도 있다.

반면, 게임업계는 콘솔, DL, 모바일을 막론하고 매출에 있어 전과 비슷하거나 보다 나은 수준의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상반기부터 <애니멀 크로싱: 뉴 호라이즌(Animal Crossing: New Horizons)>이나 <링 핏 어드벤처(Ring Fit Adventure)>가 이러한 사태의 수혜를 본 것으로 여러 논자들에 의해서 거론되었다. 원격 근무나 외출 금지로 인해 사람들이 더 많은 가용 시간을 게임플레이에 쓰게 된 것이다. 즉, 게임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이러한 상황은 단기적으로는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업계에 몸을 담은 사람들에게 드는 생각은 이러한 상대적인 위기 상황에서 얻는 상대적인 안도감(relief)이다. 이러한 안도감은 디지털로 거래되는 온라인 매출 지표 또는 월급명세서에 찍히는 숫자가 근거로 작용한다. 물론 모든 게임업계 관련자들에게 상황이 이렇게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여기서도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에 있는, 현재 안정적인 매출이 나고 있지 않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나 업계에 뛰어든 준비를 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기회는 전보다 더 적게 주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전시 상황과 같은 사태에 대한 분석과 감정은 모두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응(response)들이다. 이미 “뉴 노말(New normal)”이라는 포스트 코로나19 시국을 가리키는 용어는 비가역적인(irreversible) 새로운 국면의 시작을 가리키고 있다. 맞다, 확실히 오프라인 인터렉션과 트랜젝션의 감소는 “IT”, “디지털” 비지니스의 첨병인 게임업계인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심”할 일이다. 그러나 이는 일차원적인 반응이다. 이것은 당장 매출이 나서 본인을 먹여살리고 있는 게임의 죽음을 초래할 격변의 시작일 수도 있다.

게임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홍수가 난 상황에서 저지대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우월감이나 안도감을 느낄 시간에 보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해당 사태가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한 사람들이 원하는 게임을 어떻게 빚어나갈지 고민하는 편이 더 가치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몇 가지 포스트 코로나19 게이밍의 방향성에 대해 잠시 고민해보았다.

휴먼 인터렉션 대체재로서의 게이밍

우선,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태에서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인터렉션이 줄어든다면 사람들은 그 대체재를 찾아나설 수밖에 없다. 클럽이란 곳에 평생 가본 적이 없는 사람도 이런 사태에서 반강제적인 칩거에 들어가면 클럽에 가고 싶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게임이 제공할 수 있는 정서적인 유인은 크다. 특히, 게임은 메커닉에 따라 직접적인 촉감에 가까운 수준의 친밀감이나 연대감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각광받은 <어몽 어스(Among Us)>나 <폴 가이즈(Fall Guys: Ultimate Knockout)>도 이러한 대체물로서 소비되고 있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미드코어 시장의 반등

나는 시장에 대한 분석을 하는 직무를 감당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아무래도 가용 시간이 늘어난 사람들은 기존의 잘게 쪼개진 시간을 FTP(Free-to-Play) 게임 여러 개를 동시에 돌리는 것보다는 보다 의미 있게 보내려는 경향이 커질 수 있다. 나만 하더라도 플레이 타임의 압박으로 인해 기존에 언감생심이었던 <크루세이더 킹즈 3> 신작이나 <스텔라리스>, <문명 6> 등의 무거운 게임들을 오랜만에 즐기고 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보다 더 도전적인 과제를 플레이어에게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캐주얼 혁명으로 인한 변화 역시 비가역적이지만.

아동용/패밀리 게임의 부상

다른 동료들을 관찰하며 내가 발견한 것은, 기존의 가정에서 부모들이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게임플레이를 감독해야 하는 시간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주말마다 가끔 허가해주는 몇몇 게임 앱만으로는 그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게다가 가족 모두가 모이는 저녁 시간이 확보됨에 따라 일반적인 파티 게임만큼 패밀리 게임에 대한 관심이 늘 수 있다.

여기까지 나는 코로나19 이후의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만약 내가 각 장르나 매출지표를 더 조사하고 포스트 코로나19 게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보다 높은 확률로 이 사태 이후의 게임이 나아갈 곳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한 명의 노력으로 이러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혹시 이러한 미래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서로 나누어봐도 좋을 것 같다. 만약 여기까지 끝까지 읽으셨다면 나는 “좋아요, 구독, 알람 설정까지 부탁드립니다.”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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